데미앙 Demi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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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동행이 깃든 단상 2023 (문닫음, 쾅!)
Bye Tistory, Hello Facebook!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95217242250&mibextid=LQQJ4d230725 걸으면 보이는 수 많은 개미들, 곤충들. 자연의 법칙은, 신의 섭리는, 우연에 기대서라도, 저들을 밟지 않도록 시공간을 구성해 놨을까?우리는 다시 예수에게 길을 물으려 한다. 개인적인 삶의 여정 안에서 만나는 실존적인 질문들과 우리가 살아가는 정치적이고 사회-경제적인 현실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하여, 교회 공동체들이 처한 현실적인 난제들과 지역적이고 지구적인 차원의 생태 위기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다시 예수에게서 길을 찾으려 한다. 이 작업은 역사적 예수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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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L'Estro Armonico 조화(화성)의 영감
The Harmonic Estrus, The Harmonic Fancy, The Harmonic Inspiration 나는 총 12개의 곡 중 특히 2 (Gm), 6 (Am), 8 (Am), 10 (Bm), 11 (Dm)번 곡을 편애한다. 장조로 시작해서 장단조를 번갈아 가며 휘젓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장조로 마무리 짓는다. 내가 편애하는 5개의 곡이 모두 단조이다. 나는 '단조형 인간'인가? 비발디의 콘체르토 (협주곡)는 일반적으로 3개의 악장으로 구성 되어, 1악장과 3악장은 빠른 흐름으로, 중간의 2악장은 숨고르듯 느린 흐름으로 구성된다. 12개의 곡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6번이다. 그리고 나는 Am (가단조)가 좋다. 6번의 1악장에서, 바이올린 보다 덩치가 큰 형님들이, 툭툭 내뱉는듯한 연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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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감정이 묻은 단상 (斷想) 2022 (완료)
221231 시작은 여름, 키움도 여름, 보살핌과 성숙함으로의 지혜는 겨울, 완성은 바다가 되고 그 여름과 그 겨울의 모든 것이 녹아 있으리. 여름은 겨울의 비밀을 들추고, 겨울은 여름을 살려내리. 겨울은 여름의 휴식이고 여름은 겨울의 꿈이요 이상이다. 왜 사람들은 '마지막'과 '시작'에 의미를 두나. '사망'과 '죽음', '소멸'과 '발원'. 하지만 나는 그 '바다'와 그 '강머리'를 생각한다. 하루하루는 '보는 날'과 '못 보는 날'들일뿐. 아름답고 소중한 모습들을 담기에 바쁜 그곳이 강머리 어디쯤 일텐데, 마음은 이미 바다 위를 날고 있다.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 하지만 변할 것은 숫자 뿐이다. 우리가 지닌 모든 것들은 그 모습 그대로. 다만 그 검푸른 상자는 이제 사라졌으면. 그러나 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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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훈이네 치킨집
이번이 몇 번째 일까? 도톰한 추억이 겹겹이 싸인 숙대 앞에 있는 훈이의 치킨가게. 나는 그곳으로 간다. 그 추억은 울 스웨터처럼 한 없이 부드러워졌다. 씻을 수 없다. 씻는 순간 쫄아들어 다시 입을 수 없다. 한 올 한 올 엮여진 그 모든 추억들이 마침내 그토록 포근해졌을 때는, 기억들과의 거리가 꽤나 멀어지고 나서였다. 기억이 소실되면 추억이 되었다. 추억에는 세세한 인과가 누락되어 있다. 그래서 추억이 된 것들에는 미소를 던질 수 있다. 치열하지 않은 한 주가 시무룩하게 사라질 무렵, 으례히 뭔가 마무리될 즈음에 찾는 보상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벗어날 수 없이, 이 정도에 불과한 자위에 얼마나 간단하게 길들여져 왔던가. 차라리 몸만 빼앗기는 돼지가 더 나아 보인다. 마음은 절대 내어줄 수 없다.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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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석
(001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진행중)
Lev Nikolayevich Tolstoy Tol's Toy가 아니다. 내가 전 인류사를 통틀어서 가장 부러워하는 인물들 중 한 명이다. 비록 몰락해가던 한 귀족 집안의 막내로 태어났지만, 그 몰락은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재산을 자랑하는 수준이었다. 1828년에 태어나 1910년에 기차역사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 시대에 82년을 살았으니 장수만세의 레전드로도 불릴만하다. 익히 알려진 바이지만, 말년에 가난하고 무식한 농노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교훈이 담긴 그 유명한 단편집들을 줄줄이 내놓았다. 대표작 중의 하나인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유부녀가 바람피면 어떻게 결딴나는지를 저주하듯 보여줬다.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에 필적할 만한 유부녀-윈드-방지용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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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22 부산국제영화제
갈까 말까 망설였다.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을까? 혼자 가는 여행을 무척이나 즐기는 삶을 살아왔지만, 최근 7년 간은 기회가 전혀 없었다. 오랜만에 조우한 나의 본성이 낯설었다. 지난 화요일 밤이었다. 부산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지인 한 분이 영화와 예술계 인사 몇 명을 초빙하여 씨네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이틀 전인 일요일이었다. 그분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문화전문 잡지를 발간해 온 보기 드문 사람이다. 부산으로 향하는 KTX 예약을 하기에는 이미 늦었는지, 내가 원하는 시간에는 입석밖에 없었다. 뭐야! 가는 사람들이 많기는 많구나. 금요일 아침인데도 좌석이 없네. 결국 예약을 마쳤다. 전날 밤에는, 여행을 앞둔 반반치킨 같은 ..
사진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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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낭을 내려 놓고 본 풍경
홍대입구역 3번 출구가 어디로 나가는 곳인지도 모르고 후배 둘에게 오라고 했다. 장소를 정하지 못해 어물쩡 거리다가 머리 속에 떠오른 번호는 3 이었다. 서둘러 출구를 나서니, 달갑지 않은, 늦은 여름 토요일 이른 저녁의 비가, 내 안경을 괴롭혔다. 안경이 괴로우면 나도 피곤하다. 그리고 무작정 정착할 곳을 찾아 다니다 발견한, 한 수제 맥주집의 테라스에 앉아 세상 구경하는 여행자들. 그들의 의자 옆에, 잠시 내려 놓은 삶의 짐이 담긴 배낭들이 보였다. 나도 그들 처럼, 2층 테라스 한 켠에 앉아, 내 마음 같은 분홍빛 하늘과, 뒤에 줄지어 선 가게들의 시선을 빼앗지 않을만큼의 푸른 나무와, 군데군데 뿌려 놓은 노란 불빛과 그 속을 헤집고 다니는 차와 사람들. 적당히 붉고, 적당히 가려지고 적당히 밝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