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벌 받는 이의 향기 Aroma of The Punished 섬유유연제 향기로 향수를 대신하는 것일꺼야. 그들의 향기는 서글프고 이내 내 목안을 간지럽혔다. 갑작스런 기침에 섞여 튀어나온 나의 불성실한 연민. 그들이 - 가족임이 틀림 없었다 - 나를 힐끗 쳐다봤다. 김치 냄새 때문에 신경쓰던 15년 전의 나를 잠시 생각했다. 넉넉치 못한 이민자들의 장보기에는, 덥썩 주워 담고 싶은 물건 갯수만큼이나 다양한 심정이 섞여 있을 것이다. 초밥이 담긴 케이스를 만지작 거렸다. 그냥 봐도 될 것을 꼭 들고서 본다. 하나 같이. 무게를 가늠했던 것일까. 고작 두 명의 식욕을 돋구기에도 부족한 양일 것을. 식구들이 모두 먹기엔 구운 통닭이다. 그리고 더 싸다. 그래 아이들의 성화는 잠시 후 녹아버릴 것이다. 저 가장은 아마도 아틀라스이고..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