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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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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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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연주 Yunchan Lim's Performance at Van Cliburn 지금 도대체 몇 번째 이 연주들을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원래부터 그리고 지금도 클래식에 조예가 깊고 늘상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 근데 이 사람의 연주를 접하고 나서는 뭔가 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즉각적인 감동이 느껴지지 않거나 잘알지 못하던 음악가의 곡들을 들으며 벅찬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기를 여러 번이다. 나는 안다. 이러한 감동은, 동영상이 주는 시각적으로 고양된 감정과 타인들의 찬사에 적극 참여하는 동조 현상 그리고 그런 나 자신에 대한 자기애가 맞물린 결과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감정표현과 나 같은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완벽해 보이는 연주 실력 그리고 힘과 열정, 오케스트라 단원과 청중들의 반응..
앙드레 보나르 작, [그리스인 이야기]를 읽다가 Reading [Greek Civilization] by Andre Bonnard 지난 주부터 앙드레 보나르가 썼고, 김희균과 양영란이 번역한 [그리스인 이야기]를 읽어오던 중이었다. 총 세 권짜리의 긴 책이다. 1권의 부제목은 [호메로스에서 페리클레스까지]이고, 2권은 [소포클레스에서 소크라테스까지] 그리고 3권은 [에우리피데스에서 알렉산드로스까지]이다. 제목만 놓고보면 그야말로 삐까뻔쩍, 제우스 번개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강렬하고 눈부신 이름들이 등장한다. 오늘 지하철을 타고 오며 읽다가 마침내 포기하기까지 2권의 3분의 1쯤 정도까지 읽었다. 성경책 못지 않게 강력한 졸음을 유발하는 책이었다. 1권을 다 읽고 2권을 펼친 내 자신을 대견하게 여길뻔 했다. 몇 번을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라졌..
벌 받는 이의 향기 Aroma of The Punished 섬유유연제 향기로 향수를 대신하는 것일꺼야. 그들의 향기는 서글프고 이내 내 목안을 간지럽혔다. 갑작스런 기침에 섞여 튀어나온 나의 불성실한 연민. 그들이 - 가족임이 틀림 없었다 - 나를 힐끗 쳐다봤다. 김치 냄새 때문에 신경쓰던 15년 전의 나를 잠시 생각했다. 넉넉치 못한 이민자들의 장보기에는, 덥썩 주워 담고 싶은 물건 갯수만큼이나 다양한 심정이 섞여 있을 것이다. 초밥이 담긴 케이스를 만지작 거렸다. 그냥 봐도 될 것을 꼭 들고서 본다. 하나 같이. 무게를 가늠했던 것일까. 고작 두 명의 식욕을 돋구기에도 부족한 양일 것을. 식구들이 모두 먹기엔 구운 통닭이다. 그리고 더 싸다. 그래 아이들의 성화는 잠시 후 녹아버릴 것이다. 저 가장은 아마도 아틀라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