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앞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훈이네 치킨집 이번이 몇 번째 일까? 도톰한 추억이 겹겹이 싸인 숙대 앞에 있는 훈이의 치킨가게. 나는 그곳으로 간다. 그 추억은 울 스웨터처럼 한 없이 부드러워졌다. 씻을 수 없다. 씻는 순간 쫄아들어 다시 입을 수 없다. 한 올 한 올 엮여진 그 모든 추억들이 마침내 그토록 포근해졌을 때는, 기억들과의 거리가 꽤나 멀어지고 나서였다. 기억이 소실되면 추억이 되었다. 추억에는 세세한 인과가 누락되어 있다. 그래서 추억이 된 것들에는 미소를 던질 수 있다. 치열하지 않은 한 주가 시무룩하게 사라질 무렵, 으례히 뭔가 마무리될 즈음에 찾는 보상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벗어날 수 없이, 이 정도에 불과한 자위에 얼마나 간단하게 길들여져 왔던가. 차라리 몸만 빼앗기는 돼지가 더 나아 보인다. 마음은 절대 내어줄 수 없다. 무.. 이전 1 다음